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 D단조 작품번호 30 Sergei Rachmaninov Piano Concerto No.3 D minor 

한국에서 20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라흐마니노프의 가장 유명한 피아노 협주곡은 제2번이었지만 1997년 피아니스트 데이빗 핼프갓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담은 영화 '샤인'을 통해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이 부각되면서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여 이제는 3번 협주곡이 라흐마니노프의 가장 대표적인 피아노 협주곡으로 인정 받는 것 같다.
'교향적 협주곡'이라고 불릴 정도로 풍부한 서정 그리고 열정적인 선율과 피아노의 장대한 스케일이 빚은 최고의 피아노 협주곡 중의 하나이다.
테크닉적으로는 라흐마니노프 자신도 대단한 피아니스트였기 때문인지 피아노로 구현할 수 있는 극한의 테크닉을 전부 악보에 몰아넣었다.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2번과 어느게 더 어려운지 모르겠다.)
오죽하면 아르투르 루빈슈타인 같은 거장 피아니스트도 이 난해함을 빗대어 '코끼리 협주곡'이라는 별명을 붙이지 않았는가?
전에는 국제콩쿠르 피아노 부분 파이널 스테지에서 이 곡을 연주한다면 센세이셔널을 일으켰지만 현재는 (많이 도전 한다) 이 곡을 실수 없이 잘치면 우승에 매우 가까울 정도로 완벽한 기교와 깊이있는 서정성의 대명사이자 
극악의 난이도 때문에 피아니스트들에게는 악마의 협주곡이라 불리기도 한다.
2017년 반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요즘은 컴페티션이라는 용어를 더 사용한다)에서 선우예권이 실수 없이 너무 잘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전에는 한국 연주자들이 (정경화, 강동석, 김영욱등) 국제무대에서  현악기를 잘하기로 유명했는데 요즘은 조성진, 선우예권, 손열음, 임현정등 세계무대에 통하는 훌륭한 피아니스트들이 많이 배출되어 자랑스럽다.
하긴 병아리감별사, 프로게이머를 비롯하여 손가락으로 하는 것은 한국인들이 다 잘하니.......
선우예권 부터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지만, 다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으로 돌아가서, 이 협주곡은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대담하고 화려한 작품임에 반론이 없다.
러시아 작곡가가 아니고서는 동양과 서양을 함께 품은 서정성과 시베리아 만큼 광활한 스케일의 곡을 작곡할 수 없을 것 같다.
환경은 음악 또한 규정 짓는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라흐마니노프는 그당시 러시아 국민음악파도 쇤베르크의 영향을 받은 근대음악파에도 속하지 않은 차이콥스키에게서 직접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20세기 초 마지막 최후의 후기낭만주의 작곡가였다.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을 미국 연주여행을 위하여 작곡했으며 작곡이 완료된 지 며칠이 되지 않아 미국에 건너가게 되었다. 
시간 제약 때문에 고국인 러시아에서는 연습할 기회가 거의 없었고 따라서 미국으로 건너가는 도중에 원양 정기선에서 그가 가지고 갔던 약음 키보드로 대신 연습하였다고한다.
1909년 11월 28일, 미국 뉴욕에서 발터 담로쉬(Walter Damrosch)가 지휘하는 뉴욕 심포니 소사이어티와의 협연으로 처음 연주되었고, 몇 주 후에는 구스타프 말러에 의해 두 번째로 연주되었다.
이 곡은 미국을 위해 작곡했다고 작곡가 자신이 말했지만, 내용적으로는 러시아의 정서로 가득하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은 고전적인 세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악장 : 알레그로 마 논 탄토 (Allegro ma non tanto) 라단조
제1주제는 명백히 러시아적이며 옥타브로 슬라브풍의 선율이 흐른다. 제2주제는 피아노 독주로 진행되며 점차로 빠르게 다이나믹하게 진행된다.
매우 어렵고 장대한 카덴짜 후에 제1주제와 제2주제 주제가 다시 나타나고 제2 주제에 의한 동기를 갖는 코다로 끝이난다.
제1주제는 명백히 민속풍의 선율이다.
라흐마니노프는 2개의 카뗀짜를 썼다. 일반적으로 ossia 로 표기되는 화음 원본 과 더 가벼운 토카타 스타일 의 두 번째 버전이 있다.

 

 


제2악장 : 인테르메조(간주곡): 아다지오 (Intermezzo: Adagio) 올림바단조 → 내림라장조
간주곡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제2악장 역시 러시아적 색채가 물씬 풍긴다. 깊은 서정성이 돋보이며, 피아노는 관현악을 이끌고 나간다. 곡이 진행됨에 따라 피아노는 더욱 당당해지고, 관현악이 다시 주제를 연주하며 쉼없이 제3악장으로 진행된다. 

 

 



제3악장 : 피날레  알라 브레베 (Finale: Alla breve) 라단조 → 라장조
피아노와 관현악파트는 시종일관 청자를 압도한다. 극한의 피아노 기교와 힘이 없으면 무너지는 악장이다. 긴장감이 극대화되는 중에도 토대는 러시아의 감성이 드러나는 아주 멋진 악장이다.
피아니스트가 실수 없이 이 곡을 끝내면 기립박수는 보장되는 곡이다.

 

 

추천명반 

우선 라흐마니노프 본인의 연주가 떠오르며, 길레스, 반 클라이번, 바이젠베르크, 아르헤리치, 아쉬케나지, 볼로도스 또 누가 떠오르나?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그렇다 라흐마니노프 자신도 호로비츠의 연주를 듣고 감탄을 하지않았던가?!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youtu.be/SOBX-89Xh0c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교향곡 38번  D장조 (K.504)  프라하, Wolfgang Amadeus Mozart - Symphony No. 38 in D major "Prague” K.504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오래 전에 출처도 생각이 나지 않지만,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 순위를 메긴 찌라시 같은 소스를 본 적이 있다.
예술, 자연과학, 인문학, 철학을 통틀어서 인류 역사상 최고의 천재 23명을 선정했는데, 음악가로는 모차르트,바흐,베토벤이 선정되었다. (순서는 모차르트,바흐,베토벤 순)
그래도 어느 정도 근거가 있으니까 순위를 그렇게 메겼다는 생각은 든다.
여튼 모차르트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음악 천재임에는 부인할 수 없다.
짧은 35세 나이에 하나같이 아름다운 600편(쾨헬 번호가 626번까지 있음-후세에 쾨헬이 분류한 곡)이 넘는 곡을 작곡했으니 오늘날 인공지능 알파고 보다 더한 천재였다.
슈베르트도 그렇지만, 모차르트 또한 베토벤 나이만큼 살았더라면 서양음악은 얼마나 더 풍족해졌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절세의 미인과 천재는 하늘이 시기해서 빨리 데리고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차르트 음악에는 특출한 점이 있는데 그의 곡 대부분이 단조음악이 아닌 장조음악이며 많은 수의 훌륭한 장조의 음악(예술성과 다작에 있어서)을 작곡한 작곡가로는 모차르트가 유일하다.
작곡가의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뛰어난 장조의 음악을 창조할 수 있느냐인데 이 점을 보자면 모차르트는 독보적인 음악 천재임에는 틀림없다.
단조 음악이 사람의 감정에 호소하기 쉬운 반면 장조 음악으로는 사람의 감정에 호소하기 위해서는 매우 어렵다.

오늘 포스팅하는 곡 또한 장조로 만들어진 ( 교향곡38번, D장조) 교향곡이다.
이 교향곡의 1악장은 그의 모든 교향곡 중 최고의 1악장을 갖는 교향곡이다.  
프라하라는 명칭이 붙은 이 교향곡은 비록 3악장 구성(하이든, 모차르트 시대에는 3악장 교향곡이 교향곡의 표준으로 되어있었다.)으로 이루어졌지만, 이 38번 교향곡은 그의 최후이자 불후의 3대 걸작 교향곡 (39번, 40번, 41번)을 알리는 팡파레이자 작품성으로는 3대 교향곡에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이 든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1786년 말에 작곡했으며, 그 당시 모차르트의 음악에 가장 열광한 도시는 비엔나, 찰츠부르크도 아닌 체코의 프라하였다.
이 곡이 프라하에서 처음 공연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프라하를 위해 쓰여진 곡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1786년에서 1787년 시즌 그당시 프라하 국립극장에서는 그의 유명한 오페라 '피카로의 결혼'이 공연되었으며, 모차르트가 그 당시 프라하에 초대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프라하에서 그의 3대 오페라의 하나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압도적인 성공을 거두었으며, 프라하는 모차르트의 음악에 열광했다.
이에 모차르트는 그의 피아노 협주곡 25번과 함께 38번 교향곡을 비엔나에서 초연하지 않고, 38번 교향곡을 그의 지휘로 프라하에서 초연을 갖었다.
이것은 프라하 시민에 대한 모차르트의 정중한 답례였다.
프라하 시민들은 열광했으며, 모차르트 역시 자신의 음악을 사랑하는 프라하 시민들에 대한 사랑은 말 할 필요가 없었다.
이 곡은 그 이전의 교향곡 보다 관악기의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졌으며, 바흐와 헨델의 영향으로 반음계와 대위법이 본격적으로 그의 음악에 적용이 되었다.
어쨌든 프라하 교향곡에서 관악기를 사용하는 것은 그의 마지막 교향곡과 하이든, 베토벤, 슈베르트가 모방한 모차르트의 교향곡 기법의 주요 발전을 나타낸다 .
따라서 그의 38번 교향곡 부터는 종래의 고전 교향곡이 도달한 적 없는 깊이와 높이에 이르게 되었으며, 음악적 기법으로도 매우 세련되어졌다.

 

프라하 국립극장

 


미뉴에트가 빠진 세 악장의 구성이지만 네 악장으로 된 다른 교향곡들과 같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었다. “프라하” 교향곡의 편성에는 클라리넷이 빠지지만, 팀파니와 트럼펫이 반주를 보강하고 있다.

제1악장 : 아다지오, D장조, 4/4박자 – 알레그로, D장조, 4/4박자
드라마틱하면서 자유분방한 선율 그리고 변조(조옮김)은 그의 유명한 오페라 '돈 지오반니'를 연상시킨다.
'피카로의 결혼'을 연상시키는 쾌할함과 유연함 그리고 기법적으로 바흐, 헨델로 부터 영향받은 세련된 대위법은 앞에서도 언급했던 모든 모차르트 교향곡 중 가장 뛰어난 1악장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 1악장을 듣다 보면 후배 작곡가 베토벤에게 '교향곡은 이런 것이야!' 라고 말하는 느낌을 받는다.

youtu.be/N7mz9VtxcJY

제1악장 : 아다지오, D장조

 

제2악장 : 안단테, G장조, 6/8박자
이 안단테 악장은 얼핏 듣기에는 단조롭게 들리는 악장이지만 (중간에 비극적 감정을 갖는 프레이즈가 등장하지만), 모차르트 음악의 또 하나의 특색인 심플함 (언제나 심플함이 최고이다)과 더불어 목가적 따스함이 넘치는 악장이다.

youtu.be/kL2T68BYhP0

제2악장 : 안단테, G장조

 

제3악장 : 프레스토, D장조, 2/4박자
경쾌함과 아기자기함으로 가득한 피날레 악장이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서 나오는 ‘수잔나와 케루비노의 동기’로 출발하며, 장쾌한 울림과 쾌적한 흐름 속에서 목관악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가장 짧은 악장이다.

 

youtu.be/9olxR7e-JfI

제3악장 : 프레스토, D장조

개인적인 추천음반은, 우선 부르노 발터와 컬럼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칼 뵘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는 전설적인 연주이나 음반 음질의 한계가 있으며,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와 로열 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 그리고 오토 클렘페러와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는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공통적으로 추천음반으로 선정되는 것이다. 

르네 야콥스 지휘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어보시라! 

톤 쿠프만 지휘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 연주 또한 추천하는 음반이다.

 

르네 야콥스 지휘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youtu.be/tyyvpNbukyQ

제1악장 : 아다지오

youtu.be/yeK40PEnu8Q

제2악장 : 안단테

youtu.be/Dlm8fPLxY6k

제3악장 : 프레스토

 

표트르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6번 비창  Tchaikovsky, Symphony No. 6 in B Minor, Op. 74 Pathétique

"여행 도중에 새로운 교향곡의 구상이 마음에 떠올랐다. 이 번의 새 교향곡은 표제가 있는데, 그 표제라는 것은 만인에게 수수께끼가 된다.
이 표제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것으로 나는 여행 도중에 머릿속에서 작곡하면서 몇 번이나 울었다"
라고 차이콥스키는 조카인 다비도프에게 부친 편지에 위와 같이 썼다.

 

표트르 차이콥스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의 마지막으로 작곡한 제 6번 교향곡은 1893년 그가 사망하기 9일 전에 초연되었다. 
차이콥스키의 말에 따르면 “과장 없이, 모든 영혼을 이 작품에 쏟아 넣었다”다고 한다.
비창이라는 제목은 초연 뒤에 아우인 모데스트와 의논해서 결정된 것으로 모데스트의 제안이었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차이콥스키는 이 이름을 좋아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으나 결국 이 이름이 붙은채로 출판되었다.

이 교향곡에 대한 설명과 이해에 있어서 언제나 이 교향곡과 차이콥스키의 죽음과는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다.
전에는 6번 교향곡 초연 후 콜레라에 감염되어 갑작스럽게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정설처럼 받아들여졌으나, 1979년 러시아의 음악학자 알렉산드라 올로바Alexandra Orlova가 제시한 증거에 의하면 사건의 전말은 전혀 새롭게 구성된다. 
가장 중요한 증거는 당시 러시아의 공작 스텐보크 페르모르가 자신의 조카와 차이콥스키가 동성애인 관계라고 차르(황제)에게 직접 고발했다는 기록이다. 
당시 러시아 검찰 부총장은 1893년 10월 30일 자신의 서재에서 8명으로 구성된 이른바 ‘명예 법정’이라는 이름의 비밀 법정을 열었고, 여기서 재판관들은 다섯 시간이 넘도록 격론을 벌인 끝에 자살형을 선고했다고 한다. 
한편 음악학자 알렉산더 포즈난스키는 차르의 명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당시 고위 관리의 다수를 차지한 제국법률학교 출신들이 모교와 자신들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직접 비밀 법정을 열었을 거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증언에 의하면, 초연 직전 리허설을 지켜보았던 콘스탄틴 콘스탄티노비치 대공은 그가 평소와 달리 지휘봉을 휘두르지 않아 이상하게 여겼다고 했다.
아무리 소리가 서서히 잦아드는 4악장 부분이라지만 아예 지휘봉을 내려놓고 고개까지 푹 숙인 채 꼼짝하지 않는 모습이 무척 낯설었다는 것이다. 
대공은 그래서 ‘아, 이 곡은 그의 레퀴엠이다!’라고 직감했다고 한다.
현재는 명예재판의 결과로 음독자살을 택했다는 설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콜레라설은 당시 러시아의 역사적인 상황과 맞지도 않다.)

왜 이 교향곡이 표제적인 내용을 갖고 있고 형식도 고전 교향곡의 형식에서 벗어났는지 이 비극적인 사건이 열쇠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2 악장이 느리지 않고 빠른점, 제3 악장이 전통적인 3박자 형식이 아닌 4박자의 행진곡적인 리듬을 사용했는지, 그리고 4악장은 왜 이리도 느리고 어둡게 사라져 가는지.....
그 자신의 최고의 작품이자 서양음악 교향곡 부분에서 최고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 작품의 열쇠는 자신이 선택할 수 없었던 삶과 죽음에 대한 노래인 것이며 진혼곡인 것이다.

 
제1악장 아다지오 - 알레그로 논 트로포(Adagio - Allegro Non Troppo)는 서주가 있는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 바순의 다소 음산한 낮은 음으로 시작해 우울하고 불안한 정서가 고조된 후 평온하게 마무리된다. 
러시아 정교회의 진혼곡 선율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아리아 〈내가 던진 이 꽃은〉의 일부가 차용되었다.
특히 지극히 아름다운 아래 제2 주제 선율은 오케스트라가 연주할 때 비밀이 있다.
이 선율은 제1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것 같으나, 실제로는 제1 바이올린 파트와 제2 바이올린 파트가 나눠서 연주한다.
각각 제1 바이올린 파트만, 제2 바이올린 파트만 격리해서 이 선율을 연주하면 다른 선율로 들린다. 동시에 연주할 때만 악보와 같은 선율이 나온다.
만약 연주회에 가게 되면 앞자리에서 귀기울여 제1 바이올린 파트와 제2 바이올린 파트가 연주하는 선율을 들어보라.

 

 


제2악장 알레그로 콘 그라치아(Allegro Con Grazia)는 복합 3부 형식의 악장이다. 5/4박자의 러시아 민요 스타일이다.
5/4박자의 불안정한 느낌과 경쾌하게 흘러가면서도 불안한 어두움이 밑에는 깔리고 있다.

제3악장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Allegro Molto Vivace)는 스케르초(Scherzo)와 행진곡이 합쳐진 발전부가 없는 소나타 형식의 악장이다. 그러나 이 3 악장은 매우 명랑하고 쾌할하다. 삶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악장이다.
이 3악장은 제 4악장의 깊은 어둠, 절망과 삶에 대한 체념을 위한 극적인 대비이다.

제 4악장 피날레. 아다지오 라멘토소 – 안단테(Finale. Adagio Lamentoso)는 자유로운 3부 형식의 악장이다. 
시작부터 깊은 탄식과 허무함을 드러내며 전개되어 클라이맥스를 이룬 뒤 코다에는 여운을 남기며 끝을 맺는다. 
죽음 직전에 놓여 있는 사람만이 갖을 수 있는 감정의 어두움인가?
결국에는 마지막 남은 삶에 대한 기억과 희망의 불꽃이 조용히 사라진다.

개인적인 추천 음반은 아니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예브게니 므라빈스키와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의 1960년 녹음이 불멸의 명연이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베를린필의 1976년 녹음도 므라빈스키의 연주에 비견할 만한 명반이며, 키릴 콘드라신과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키로프 오케스트라의 녹음도 명반이다. 레너드 번슈타인의 뉴욕필 연주도 또한 명반인다.

 

 

예브게니 므라빈스키와 레닌그라드 필
카라얀과 베를린필
번슈타인과 뉴욕필

 

서양문화에 있어서 19세기 말 문학을 러시아가 지배했다면 (투르게네프, 도스또예프스끼, 똘스토이) 20세기 초 음악과 발레는 소비에트가 지배했다.
제정러시아에서 부터 20세기 초중반 소비에트에서 배출한 유명 작곡가들만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다. 
Mily Balakirev, Alexander Taneyev ,Sergei Lyapunov ,Nikolay Sokolov, Anton Arensky, Alexander Glazunov, Alexander Scriabin,
Sergei Rachmaninoff, Nikolai Medtner, Igor Stravinsky, Sergei Prokofiev, Aram Khachaturian ,Dmitry Kabalevsky ,Dmitri Shostakovich ......
20세기 초반에서 중반까지 러시아 음악은 얼마나 위대했는가?!
그 중에서도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는 제정러시아, 소비에트를 통틀어서 배출한 최고의 최대의 작곡가이자 20세기 최대 최고의 작곡가이다.

 

드리트리 쇼스타코비치

 


베토벤의 3대 장르가 교향곡, 현악4중주 그리고 피아노소나타라면, 쇼스타코비치는 베토벤의 3대 장르에서 피아노 소나타만 빼면 된다. 그의 교향곡과 현악4중주는 그의 음악에 있어서 절대적인 음악적 성취이다.
기회가 된다면 그의 15개 교향곡을 다 포스팅하고 싶지만, 오늘은 그의 바이올린협주곡 제1번을 포스팅한다.

(요즘 무료로 듣는 스포티파이를 통해서 음악을 듣는데 오늘 퇴근길에 그의 바이올린협주곡 1번을 듣고 포스팅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2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했다. 
그의 제1번 바이올린 협주곡은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20세기 작곡된 최고의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소비에트 시절 프로코피예프, 글라즈노프, 하차투리안, 스트라빈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매우 뛰어나지만, 이 작품은 절대적으로 뛰어나다고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그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를 처음들었을 때 망치로 한방 얻어맞은 충격을 받았는데, 그의 제1번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오이스트라흐가 연주하는 파사칼리아-까덴짜 부분은 엄청났다.
바이올린이라는 악기가 표현해 낼 수 있는 끝은 어딘가라는 의문이 이 곡을 들을때 마다 입 속에서 멤돈다.

악마의 악기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이 작은 그러나 구조적으로나 음향적으로 이미 완성에 다다른 이 악기가 표현해 내지 못하는 인간의 감정이 과연 있을까? 

 

이 곡은 20세기 야샤 하이페츠와 함께 최고의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다비드 오이스트라흐를 염두에 두고 작곡한 곡이며, 스탈린 체제 하에서 즈다노프의 검열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하다가, 스탈린 사후 므라빈스키가 지휘하는 레닌그라드(지금은 상페테스부르크)필과 오이스트라흐의 바이올린 협연으로 1955년 10월 29일에 초연되었다.

이 초연과 관련하여 유명한 일화가 있다.
초연되던 현장에는 당시 18세에 불과했던 명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도 있었다. 
그는 훗날 그때의 장면을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의 초연을 들었다.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들은) 그 연주회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상상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모두가 일어나 몇 분이나 쇼스타코비치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것은 당국에 대한 우리의 항의였다. 그러나 그 항의는 순수했다." 

일반적으로 협주곡이 3악장 구조를 갖는것에 반해, 이 작품은 4악장 구조를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 4분이 넘는 까덴짜 악장을 따로 떼어놓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 까덴짜는 1,2,3,악장과 4악장을 나누는 경계선이자 교집합의 부분을 이룬다.)

제1악장 녹턴 Nocturne: Moderato (A minor) 
녹턴(야상곡)이라고 적혀있지만, 절대적으로 낭만적인 야상곡이 아니다.
어두운 강물의 흐름처럼 반음계적진행과 불협화음이 기묘한 선율의 강을 따라 흐르는 악장이다.

제2악장 스케르쪼 Scherzo: Allegro (B-flat minor → B-flat major) 
이 스케르쪼 악장은 재밌는 악장이다. 그의 대표적 10번 교향곡(이 외에도 많다. 교향곡8번, 15번, 첼로 협주곡 1번, 현악4중주 5번,8번 등)에서도 나타나는 음악적 암호 DSCH 모티브를 사용한다.
그의 독일식 철자 이름은 Dmitiri Schostakowisch 인데 그의 이름 이니셜 DSCH 즉 음계로는 아래와 같다.
또한 이 악장에서의 모티브는 유대 민속춤을 의미하는데 스탈린 치하 반유대프로그램에 대한 저항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제3악장 파사칼리아 Passacaglia: Andante – Cadenza (attacca) (F minor) 
이 악장은 이 협주곡의 백미이며, 모든 바이올린 협주곡의 최고의 악장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독자적으로 떼어 놓을 수도 있는 까덴짜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중 푸가 악장을 듣는 느낌도 난다.
물론 이 까덴짜가 푸가형식은 아니다.
이 3악장을 듣고 듣다 보면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일종의 '한'의 정서와 그것이 국악적으로 한스럽게 표현된 선율과 매우 닮아있음을 나는 느낀다.
스탈린 사회주의의 예술에 대한 철저한 검열과 억압에 대한 쇼스타코비치의 고통 때문일까?

제4악장 벌레스크 (부를레스크)Burlesque: Allegro con brio – Presto (A minor) 
매우 빠르고 경쾌한 이 악장은 제목처럼 풍자적 유모스러운 뜻을 갖고 있듯이, 스탈린 체제에 대한 풍자이며 조롱으로 들린다.
매우 급박하면서 경쾌하면서 그러나 작곡가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표출한다.

이 곡의 추천음반은 오이스트라흐의, 오이스트라흐를 위한, 오이스트라흐에 의한....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의 연주를 첫손가락으로 꼽는다.
이것을 누가 부정 하겠는가?
어두운 선율 속에서도 그의 순수한 황금빛 톤은 빛나며, 절제된 감정을 갖고서 최고의 연주를 들려준다.
다른 연주에서도 그렇듯이 그가 연주하는 음표 하나하나 명확하다. 절대로 뭍혀져 드러나지 않는 음은 없다.

므라빈스키와 협연한 음반은 현재 구하기 힘들다. 미트로폴로스와 협연한 음반 또한 추천한다.


레오니드 코간의 연주도 최고의 연주 중 하나이다. 정말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연주자이다. 
그외 젊은 시절 녹음한 막심 벵게로프, 이처크 펄만, 바딤 레핀 그리고 최근 활발하게 연주하는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연주도 너무 훌륭하다.

Shostakovich - Violin concerto n°1 - Kogan / Kondrashin live 1959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레오니드 코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