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정서에 가장 잘맞는 서양음악가는 누구일까? 
아마도 드보르작일 것이다.

 

 


보헤미안 특유의 목가적인 아름다움, 슬픔이 베어있는 서정성 그리고 아주 발랄하고 흥겨운 선율들이 섞여있는 보헤미안(체코)의 민속 음악은 우리의 전통음악과 많이 닮아있고, 그 음악의 뿌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인에게는 보헤미안 민속음악은 매우 친근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보헤미안의 민속음악을 뿌리로 두고 있는 드보르작의 작품은 한국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드보르작은 교향곡,교향시, 협주곡, 실내악곡, 오페라, 성악곡등 다양한 쟝르에서 뛰어난 곡들을 많이 남겼다.
특히 그의 실내악 작품들은 매우 훌륭하다. 그의 실내악 작품들 중 피아노 트리오 일명 '둠키', 현악사중주 '아메리카', 그리고 오늘 소개하는 피아노5중주 2번은 예술적으로 뛰어나며 인기있는 대표적인 실내악 작품이다.
슈만과 브람스의 뛰어난 피아노5중주의 작품을 잇는 드보르작의 이 피아노5중주는 보헤미안 선율을 도입하여 서정성의 극대화, 피아노 파트와 현악 파트의 긴밀한 대화 그리고 내용적으로 풍부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1870 년대 초 드보르작은 A 장조로 피아노 5중주를 썼으나 항상 이 곡에 대해 불만족스러웠던 그는 1887 년 A장조 피아노5중주를 수정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그는 수정대신 즉시 새로운 피아노 5 중주를 작곡하기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결국 이 피아노5중주 (Piano Quintet in A major, Op. 81 현재 No. 2로 불림)는 낭만주의 시대 실내악의 중심적인 걸작이며 완전한 성공을 거두었다. 
1887 년 8 월과 10 월 초 사이에 쓰여진 이 작품은 현재 피아노5중주를 위해 쓰여진 레퍼토리 중 브람스 F 단조 피아노 5 중주  함께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는 곡이다. 
깊은 정서와 따뜻함, 동유럽 민속 풍미 그리고 순수한 멜로디즘이 여기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다.

이 곡은 전통적인 4악장으로 되어 있다. 

youtu.be/_qz6y-ME8zs

Antonín Dvořák - Piano Quintet No. 2, Op. 81 with score


1악장: Allegro ma non tanto
첼로는 첫 악장의 시작 부분에서 피아노 아르페지오 위에 유명한 멜로디를 소개한다.
C 샤프 단조의 두 번째 주제 영역은 본질적으로 소나타 형식의 오랜 전통에 속하는 무브먼트의 기초를 제공한다.

2악장: Dumka: Andante con moto
dumka는 대조적인 분위기를 가진 여러 섹션을 포함하는 우크라이나의 발라드이다. 
드보르작은 dumky를 여러 작곡에 통합했으며. 이 5 중주의 툼카 무브먼트는 F 샤프 단조이다.

3악장: Scherzo: Furiant Molto vivace
보헤미안의 민속 무곡인 푸리안트를 기본으로 한 스케르초 악장이다, 트리오 섹션이 펼쳐지면서 드보르작은 멋진 3/4, 2/4 박자 리듬의 구절을 제공힌다.

4악장: Finale: Allegro
론도 피날레는 피아노의 빠른 당김에 반하는 8 분 음표로 시작된다. 후반부는 민중적인 16 분 음표로 활기차게 앞으로 나아간다.

 

youtu.be/Q35ayW9J5t4

Sviatoslav Richter and the Borodin Quartet play Dvorak Quintet No.2 A Major Op.81



드보르작 피아노5중주 2번 (Piano Quintet in A major, Op. 81)의 베스트 명연은 리히테르와 보로딘 4중주단 연주 그리고 쉬프와 파노차 4중주단의 연주를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루빈슈타인과 과르네리 4중주단 연주도 좋다.

 

 

리히테르와 보로딘 4중주단
쉬프와 파노차 4중주단
루빈슈타인과 과르네리 4중주단

 

카잘스가 말했듯이 이 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탁월하다.

 

로베르트 슈만

 


이 곡은 낭만주의 최고의 작곡가 중의 한 명인 로베르트 슈만이 작곡한 유일한 첼로 협주곡이다.
이 첼로 협주곡은 그가 라인강에 투신자살을 시도하기 4년 전, 그리고 46세의 나이로 엔데니히 정신병원에서 숨져가기(그의 정신병과 자살 원인에 대한 최근의 가설은 매독이다.) 6년 전인 1850년에 작곡한 작품이다.
그의 피아노 협주곡이 낭만주의 피아노 협주곡 중 최고의 위치에 있는 것 처럼, 이 첼로 협주곡 또한 낭만주의 첼로 협주곡 중 최고의 위치에 올려 놓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콘체르토(협주곡)라는 어원이 '투쟁하다' '논쟁하다'라는 뜻인데, 다른 작곡가들의 협주곡들이 독주악기와 오케스트라의 대비를 통한 극적인 효과에 촛점을 맞추었다면,
슈만의 협주곡들은(피아노 협주곡, 바이올린 협주곡, 첼로 협주곡) 대체로 협연자의 화려한 테크닉 보다는 오케스트라와의 자연스러운 조화(그러나 그의 작품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하다.)에 촛점을 맞춘다.
아마도 그의 이러한 협주곡들의 성향은 내향적인 그의 성격에서 유래한 듯 하다.
이 곡은 매우 사색적인 선율을 요구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연주하기 위해 기술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테크닉을 요구하고 있다.


이 첼로협주곡은 빠르고-느리고-빠른 전통적인 3악장의 협주곡을 취하고 있으나, 악장과 악장 사이 쉼없이 연주하여 단일 악장 처럼 연주한다.


1악장: 너무 빠르지 않게
목관들과 현의 피치카토가 a단조 화음을 세 번 울리면 바이올린의 분산화음을 배경으로 첼로가 비장하면서 깊이 있는 선율을 시작한다. 이 선율은 1,2악장을 지배한다.

 

1 악장 제1 주제 

 


제 2주제 역시 비장하다. 
카잘스는 전자를 ‘고통 속에서 외치는 절규’, 후자를 ‘위로받을 수도 없는 애통함’이라고 말했다.

2악장: 느리게 - 약간 활기차게 - 좀 더 빠르게
사색적이면서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슈만이 아니면 이런 선율을 누가 만들 수 있을까? 또한 첼로만이 담을 수 있는 선율이다.

3악장: 매우 활기차게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악장이다(이 곡을 헌정 받은 첼리스트는 마지막 악장이 너무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담한 이 악장은 슈만의 천재성이 빛을 발휘한다.
그의 실내악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슈만 특유의 화성, 리듬, 선율등 그의 천재성을 볼 수 있다.
이 마지막 악장은 행진곡 풍으로 단호한 주제로 시작되며 내용적으로 활기차나 그러나 곳곳에 비장함이 숨어 있다.
 
 
슈만의 첼로 협주곡에 대한 명반들을 꼽아보자면, 카잘스의 음반은 역사적이며 (사실 슈만의 첼로 협주곡에 대한 재평가는 카잘스에 의해 이루어졌다.), 뒤프레, 로스트로포비치,타우어,구트만, 장드롱, 마이나르디, 이셜리스, 포글러등 누구의 음반을 들어보아도 다 뛰어나다.
특히 그 중에서 슈타커의 음반은 가장 인상 깊다.

 

 

youtu.be/y_IPRiCaAkM

             Janos Starker Schumann Cello Concerto

이 바이올린 소나타(내림마장조 작품번호 18)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888년에 완성한 바이올린 소나타이다.
이 곡은 그의 유일한 소나타 곡이며, 놀랍게도 20대 초반의 나이에 작곡한 작품이다.
이 바이올린 소나타는 바그너의 영향을 받은 그가 고전주의적 절대 음악에서 벗어나 교향시와 오페라로 나가기 전의 고전적 형태의 소나타 형식을 갖고 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2중주의 악기구성, 3악장제의 소나타형식, 주제 동기를 반복하며 변화를 주는 등의 고전주의적인 면모도 보이지만,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반음계적 진행과 전조, 까다로운 화성과 당김음 리듬은 훗날 슈트라우스가 보여줄 화려한 교향시와 오페라의 세계를 예견이라도 하듯 낭만적 요소를 내재하고 있다. 
기교적으로는 바이올린 파트, 피아노 파트 모두 어려우며, 두 파트는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있어 두 개의 악기 이상의 효과를 표현하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바이올린 뿐만 아니라 피아노에 있어서도 대단한 연주 실력을 갖었다고 한다.)
내용적으로는 청년들이 갖고 있는 극도의 예민한 감수성, 독창성(선율과 화성에 있어서)으로 가득하다.
일부 평론가들은 이 곡이 베토벤, 브람스,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타나에 비해서 완성도 측면에서 부족하다고는 하나,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연주자의 능력에 따라서 이 곡은 지극히 청순하며 아름답고 빼어나다.
고전적 형식미를 갖는 낭만주의 최후의 바이올린 소나타의 하나로서 음악적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1악장 -  Allegro, ma non troppo (빠르지만 지나치지 아니하게)
소나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먼저 피아노로 시작하면서 이어서 바이올린이 선율을 연주한다. 
피아노는 제1주제에 대한 대위법적인 진행으로 구성된다. 
제2주제는 B flat장조로 제시되며 피아노는 3잇단음의 선율로 진행한다.

 

 

 

 



2악장 -  Improvisation. Andante cantabile(즉흥적으로, 천천히 노래하듯이)
즉흥곡처럼 자유로운 형식으로 진행함. 아름다운 선율미가 인상적이다.  

 

 

 

 



3악장 -  Finale. Andante - Allegro (빠르게)
론도 형식으로 구성된다. 코다부분은 6/8박자로 구성되었으며 스케르초 부분의 동기들도 사용된다.

 

 

 

 

 

 

youtu.be/d73FVIKbl5k

Richard Strauss - Violin Sonata in E-flat Major, Op. 18 (1887-88) [Score-Video]

                                     



이 소나타의 경우 개인적으로 최고의 연주는 정경화와 크리스티안 치메르만(짐머만)의 연주이다.
두 거장의 호흡은 완벽하며, 음색적으로도 따듯하면서 음악적으로도 청순함을 포용하는 원숙미를 갖고 있다.
레코딩 또한 훌륭하다. 또한 같이 포함된 레스피기의 바이올린 소나타의 연주도 매우 뛰어나다.
이 밖에 추천 연주자로는 하이페츠, 바딤 레핀 연주도 뛰어나다.
하이페츠의 연주 속도는 좀 빠르고 (안그런 작품이 있던가?!)
레핀의 연주는 정경화의 연주 보다는 차갑다고 할까 투명하다고 할까 그런 느낌의 연주로 다가온다.

 

 

 

 

 

바흐는 솔로(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3개의 소나타와 3개의 파르티타를 작곡했다.
여기서의 소나타는 우리가 현재 통용하고 있는 소나타 형식이 아닌 그 당시 교회 소나타형식인 느리고-빠르고-느리고-빠른( 프레류드 악장 후에 푸가 악장이 자리한다) 악장으로 구성된다.
파르티타는 유럽 여러국가에서 유래한 대표적인 춤곡(무곡)의 모음곡 형태이다.
이 여섯곡의 솔로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3곡)와 파르티타(3곡)는 그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 모든 첼로곡의 최고의 위치에 있는 것 처럼 모든 바이올린 곡의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바흐의 솔로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가 바이올린에게 있어서 구약성서이고, 외진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6곡이 신약성서라는 말에는 동의를 안할 수 없다. 
이 곡은 모든 바이올린 연주자에게는 반드시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다.
음악적인 해석을 넘어서 테크닉적으로 자족적이지 못한(기타와 피아노와 다르게 반주를 필요로 하는) 단선율 악기인 바이올린에서 삼성부 사성부의 소리 (정확하게 말하자면 바이올린의 활로 동시에 그을 수 있는 현의 수는 2개 뿐이다.)를 동시에 요구한다. 바이올린 연주자에게 극도의 음악적 해석 뿐만 아니라 완벽한 테크닉을 요구한다(다른 작곡가들의 작품도 마찬가지지만). 

 

 

 

요한 제바스챤 바흐

 

 


아마도 바흐의 솔로(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3개의 소나타와 3개의 파르티타 중에서 가장 유명한 악장은 푸가 악장들도 뛰어나지만 그것은 파르티타 2번 5악장 샤콘느 일 것이다.

바흐의 바이올린을 위한 샤콘느는 또한 유명한 비탈리(최근의 연구에는 대담한 화성과 진행등으로 보아 비탈리의 작품이 아닌 후세의 작곡가가 비탈리의 이름을 빌려 출판했다는 설도 있다.)의 샤콘느와 비교가 된다.
비탈리의 샤콘느가 디오니소스(감정적)적이라면 바흐의 샤콘느는 아폴론(이지적)적이다.
비탈리의 샤콘느가 직관적인 음악이라면, 바흐의 샤콘느는 논리적인 음악이다.
샤콘느라는 양식은 스페인에서 유래한 느린 춤곡 양식이라고 하지만, 그 기원은 스페인 식민지였던 중남미라는 설도 있다.
기본적으로는 느린 3/4박자의 통상 4∼8마디의 주제가 저음에서 집요하게 반복되고 그 위에 변주가 형성되는 형식이다.

바흐는 이 D단조(바이올린이라는 악기의 구조상 D단조의 조성이 가장 울림이 좋은 듯 하다.)의 샤콘느에서 바이올린 음악의 모든 것을 성취한다.

그것은 바이올린이라는 단선율 악기가 갖는 한계를 뛰어넘는 표현 가능성과 인간이 갖고 있는 다양한 감정의 표현을 가능케한 것이다.

 
이 곡의 구성은 처음 네마디가 주제이며 그 후 변주가 있다.
처음 네마디는 이 곡에 대한 이해의 열쇠이다.

 

 

 

 


이 곡의 놀라운 점의 하나는 음악 전공자가 아니면 이 곡이 변주곡의 형태인지 눈치채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솔로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에 대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레코딩은 지게티, 쉐링, 밀슈타인, 그뤼미오이다. 아 그리고 레이첼 포저 그녀의 이름을 뺄번했다.
그외 세계적인 연주자들 대부분이 훌륭한 연주를 음반으로 선보인다.
그 수 많은 음반 중에 내게 개인적으로 딱 2개만 고르라면, 쉐링과 밀슈타인의 음반을 주저없이 고른다.
그외 기타편곡의 음반도 들어볼 만한 가치가 매우 있다(아니다 반드시 들어보기를 바란다). 음의 풍부한 울림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바이올린 연주 보다도 좋다.
개인적으로 들은 기타 편곡의 최초의 곡은 야마시타의 연주였는데, 놀라웠다.
기타 편곡으로 들어 본 후 음악학자들이 주장한 바흐가 그 당시 류트로도 이 곡을 연주하도록 의도했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또한 피아노 연주로 편곡한 부조니의 샤콘느도 들어보라. 

 

 

 

 



아래는 밀슈타인 연주의 유튜브 영상이다. 라이브이지만 모든 음 하나하나 살아있고 정확하다.

다른 연주자들이 나이를 먹음에 따라 육체적 기량이 쇠퇴하지만, 이 분의 연주는 그렇지 않다.

칼같은 연주를 들려준다.

노년에도 불구하고 핑거링(운지)과 보윙(운궁, 활긋기)은 섬세하며, 정확하고, 거침이 없다.

실로 위대하고 놀라운 연주자이다.

 

https://youtu.be/6pOfAv9gQzs

Bach - Partita Nr 2: Chaconne - Nathan Milstein


 

+ Recent posts